게임스팟에서 4.0이란 극악 평점을 받은 [Gods: Lands of Infinity(신들: 무한의 땅)]이라는 멋진 제목의 RPG가 있습니다. 게임스팟 리뷰를 읽어보면 참으로 적절하게 이 게임이 왜 보잘것없는 게임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; 하지만 그 리뷰를 읽고 나서도, 스샷을 보고는 왠지 요즘 유행하는 3인칭 액션 RPG가 아니라 고전적인 유럽식의 1인칭 정통 RPG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살짝 망설이면서도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. 이하 스포일러 포함입니다. 뭐 그리 권하고 싶은 게임은 아닙니다만;
일단 주인공의 장비를 벗겨봤습니다-_-;
캐릭터 생성과정도 없이 바로 스토리를 따라 게임이 시작되더군요. 게임을 진행해가며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설정이었습니다. 스토리는 신들이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대부분 죽고(-_-) 뭔가 굉장히 나쁜(-_-) 신을 저지하기 위해 착한(-_-) 신이
주인공을 만들어서(-_-) 인간세계로 내려보냈고, 주인공은 3가지 성물(artifact)을 찾아내 강력한(-_-) 무기를
완성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. 위 스샷은 인벤토리 모습으로, 인벤토리 무게에 따라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제법 정통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.
1인칭의 게임화면. 그래픽은 별로...
뭐 그래픽은 보다시피...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.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죠. 오히려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그래픽, 왠지 정감들지 않습니까? DOS 시절 [아카니아의 왕국(Realms of Arkania)] 시리즈라든가 [이스하(Ishar)] 시리즈 혹은 [멘조베란잔(Menzoberranzan)]과
같은 (유럽식) 1인칭 RPG가 생각나지 않습니까? 만약 이 게임도 스토리가 좋다든가 혹은 반대로 자유도가 엄청 높다든가,
아니면 정통 RPG의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래픽이 후지더라도 전 아주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을 겁니다.
초반 전투 장면
전투 역시 요즘 게임답지 않게 턴방식으로 진행됩니다. 이것도 저로선 불만은 없었죠. 전 리얼타임에는 완전 잼병이거든요(물론 FPS는 예외입니다만). 오죽하면 스타도 제대로 못합니다 ㄷㄷㄷ; 그래서 대신 [워로드(Warlords)] 시리즈 같은 턴방식 전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-_-b
밤이 됐습니다...만은;
이
게임에 정통 RPG다운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들 수 있는 것으로는 시간의 흐름이 게임에 반영된다는 점(왼쪽 상단의 숫자
21이 현재 시각입니다), 따라서 캐릭터가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게 되면 음식이나 물을 먹어야 한다는 점 정도일까요. 물론
이런 시스템은 유저에 따라 굉장히 짜증을 내기도 하는 부분입니다만...
텍스트(대화) 분량이 상당합니다
또한 NPC(주로 적-_-)들과의 대화가 긴 점도 어찌 보면 정통 RPG다운 요소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. 뭐 이런 부분 역시
어떻게 보면 굉장히 짜증나는 부분입니다만-_-;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게임엔 매우 긴 대화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 선택지는 몇
가지 되지 않습니다. 또한 선택지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분기하는 것도 아닙니다. 중반부쯤 진행한 후에 깨달았지만(-_-)
스토리는 이미 단선적으로 정해져있고 그 과정에서 파티원이 되는 NPC 역시 엄격하게 정해져있더군요. 이건 뭐 유럽식이 아니라
일본식 RPG랄까요.
마침내 최종 전투 직전!
뭐
불만은 있었지만 어쨌든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 마침내 최종 전투 직전에 이르렀습니다. 정해진 스토리대로 주인공은 3가지 성물을
찾아 무기를 완성했으나, 따라다니던 파티원이 알고 보니 나쁜(-_-) 신이 만들어낸(-_-) 피조물(주인공과 같은)이었습니다.
그래서 그와 싸워 쉽게(-_-) 이기긴 하는데, 이 녀석이 어렵사리 찾아서 만든 무기를 파괴해버리네요-_-; 그래서 주인공은
때마침(-_-) 나타난 새 파티원(위 스샷에서 보이는 하얀 마법사)과 함께 나쁜(-_-) 신이 세상이 나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
최종 전투에 임합니다.
칼로 빔-_-을 발사했는데 다리 사이로 지나간다는... ㄷㄷㄷ
최종 전투는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. 게임 전반적으로 난이도...라기보다 밸런스가 엉망이라서-_- 보통은(-_-) 전투에 이기기 꽤 힘들지만 저는 TSearch를 이용해 돈을 에디트해서 최강 장비(-_-)로 맞춰입은 상태였기에 어떻게 그럭저럭-_-? 이길 수 있었습니다.
엔딩은 그야말로 OTL
그렇게 전투에 이겼더니 이게 웬 일... 절 도와준 파티원은 또다른 나쁜(-_-) 신의 다른 부하였고, 결과적으로 제가 파괴한
나쁜(-_-) 신의 문(gate)는 산산조각나서 전세계로 흩어져 일부는 그 또다른 나쁜(-_-) 신의 에너지가 되었다는 겁니다.
그러면서 그 녀석은 사라지고-_- 주인공은 말 그대로 OTL 좌절 포즈...
이 이후에는 주인공을 만들었던(-_-) 착한(-_-) 신들이 나타나 주인공을 위로(-_-)해주고는 to be continued... 막 이러면서 크레딧이 올라갑니다. 한마디로 배드 엔딩-_-;
스토리의 미완성은 (아마도) 영세 제작사니까 그렇다 쳐도, 너무나도 단선적인 플롯과 극악 자유도는 이 게임을 정통 RPG라고
부를 수 없게 만듭니다. 한 사흘 만에 클리어하긴 했지만 후속작이 나와도 결코 해보고 싶진 않은 게임이었습니다. 역시 DOS 시절
정통 RPG의 향수를 되살릴 만한 게임은 다시 나오지 않는 모양입니다ㅠㅠ [루나틱돈] 새 시리즈나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뿐-_ㅠ